항목 ID | GC09101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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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喪葬禮 |
영어공식명칭 | Funeral Rites|Sangjangny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기원 |
[정의]
경상북도 상주 지역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수반되는 의례.
[개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죽음을 맞는다. 사람의 일생에서 마지막 관문인 죽음에 따르는 의례를 상장례(喪葬禮)라고 한다. 상(喪)은 죽음을 의미하며, 특히 자녀가 부모의 죽음을 말할 때 상이라고 한다. 따라서 상은 제례(祭禮)와 함께 선조에 대한 의례이다. 경상북도 상주 지역의 경우 전통사회에서는 상장례가 유교의 영향 아래 엄격하고 복잡한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졌으나, 현대에 접어들어서는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일상생활의 변화로 상장례 기간, 절차, 상복 등에서 많은 변화가 진행되었다. 상장례 자체가 장례식장과 상조 회사를 통하여 치러지면서 절차도 과거보다 간소화되었다. 또한 매장이 일반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화장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수목장과 같은 새로운 방식도 이루어지고 있다.
상주 지역에서 행하여지는 전통 상장례 절차는 크게 초종(初終), 염습(殮襲), 치장(治葬)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제 구체적인 절차에 대하여 살펴보자.
[초종]
흔히 초상(初喪)을 의미하는 초종(初終)은 전통적인 상례의 시작과 장례의 준비 과정을 일컫는다. 전통 사회에서는 사람이 수명을 다 누리고 나서 집에서 죽는 것을 이상적인 죽음의 모습으로 여겼다. 병이나 노환을 앓던 어른이 죽음에 임박하면 미리 청소하여 둔 안방으로 옮긴다. 이러한 것을 정침(正寢)이라 하며, 초종의 시작이다. 임종을 맞는 사람은 방의 북쪽에 눕히며, 머리가 좌측을 향하게 한다. 고인이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면 가족들은 임종을 확인한다. 솜을 코에 대어서 움직이지 않음을 확인하면 본격적인 상례가 시작된다.
고인의 죽음이 확정되면 일가 사람이나 일꾼이 초혼(招魂)을 한다. 초혼은 망자의 죽음을 고하는 의미로, 망자의 웃옷을 가지고 지붕에 올라가 망자의 이름과 직위 등을 부르고 나서 “복, 복, 복!”이라고 외친다. 망자의 시신은 수시(收屍)를 한다. 수시는 망자의 몸을 가지런하게 만들어 예를 갖추는 것으로 칠성판이나 송판 위에 시신을 가지런하게 눕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시신을 바르게 놓으면 신체의 모든 구멍을 솜으로 막고 시신의 손과 발을 바르게 한다. 양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묶은 후, 양발을 가지런히 놓고 묶는다. 망자가 남자면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여자면 오른손을 왼손 위에 놓고 묶는다.
수의, 관, 장지(葬地)는 집안의 사정에 따라 미리 준비하기도 하며 상을 당한 뒤에 마련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미리 갖추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흔하다. 망자에게 입힐 옷을 수의라고 하는데, 보통 생전에 환갑이 지난 후 윤달에 장만한다. 장지는 선산이 있으면 임시 묘를 만들어서 준비하여 두기도 한다.
상례는 상주(喪主)와 호상(護喪)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진다. 상주는 고인의 자식들이 맡는데, 맏아들이나 장손은 상주의 대표격인 주상(主喪)을 맡는다. 호상은 상례의 전반적인 절차를 도맡아 처리하는 역할인데, 집안 어른이나 마을 어른 중에서 예를 잘 아는 사람이 한다. 호상은 제일 먼저 부고지를 써서 일꾼이나 상포계원을 통하여 각 집에 부고를 전한다.
[염습]
망자의 시신을 깨끗하게 닦고 수의를 입히는 것을 습(襲)이라고 하며, 이불과 요로 감싼 뒤 입관하는 것을 염(殮)이라고 한다. 두 절차를 묶어서 ‘염습(殮襲)’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염습은 주로 집안사람이 맡아서 하였다.
먼저 향수로 망자의 몸을 깨끗하게 닦고 머리를 빗질한다. 여자의 경우 미루나무로 만든 비녀를 꽂고 화장을 한다. 생전에 준비하여 둔 수의를 입힌 다음 망자의 입 속에 쌀과 동전을 넣는다. 쌀과 동전은 각각 저승에서 먹을 식량과 노잣돈을 의미한다. 쌀을 넣을 때에는 “천 석, 이천 석, 삼천 석 식량 가져가시오”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쪼갠 엽전을 세 번 넣으며 “천 냥, 이천 냥, 삼천 냥 노자 가져가시오”라고 말한다.
수의를 입힌 시신은 요와 이불로 감싼다. 바닥에 장포와 염포를 순서대로 놓고 그 위에 이불을 깔고 시신을 놓는다. 시신을 눕히면 요와 이불로 감싸고 장포와 염포를 묶는다. 이러한 과정을 소렴(小殮)이라고 한다. 소렴을 마친 시신은 관에 넣는다. 목과 발목이 움직이지 않도록 망자가 생전에 입던 옷을 넣기도 한다. 관에 안치한 시신의 위에는 분홍색 천을 덮기도 하는데, 분홍색 천을 천금(天衾)이라 한다. 그다음으로 입관을 하는 절차를 대렴(大殮)이라고 한다. 염을 마치면 혼백을 접고 빈소를 차린다. 빈소는 대청이나 방에 마련하고, 가까운 곳에 상주가 머무는 여막을 짓는다.
[조문과 발인]
상주는 염습이 끝나면 상복을 입는 성복(成服)을 한다. 상주가 성년이면 굴건제복을 모두 갖추어 입고 미성년이면 굴건을 쓰지 않는다. 상주는 상복을 입고 상장(喪杖)을 짚는데, 부친상일 경우에는 대나무 지팡이, 모친상의 경우에는 버드나무 지팡이를 쓴다. 성복을 할 때에는 간단히 상을 차려 성복제를 지낸다. 빈소가 차려지고 성복을 마치면 상주는 조문객을 받는다. 문상객은 상주와 맞절을 한 뒤 빈소에 가 재배를 올리고 곡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고인과 일면식이 없는 경우에는 빈소에 절을 하지 않는다. 또한 과거에는 문상객들이 부의금 대신에 상가에 필요한 물품, 즉 종이, 초나 상주가 먹을 죽 등을 부조 물품으로 가져왔다. 상주 지역에서 활발하였던 상포계의 경우 계원들이 발인(發靷)까지 일을 도와야 하였기에 본인이 먹을 쌀을 챙겨 갔다.
3일에서 5일 정도 지나면 관을 장지로 옮기는 발인을 한다. 발인 하루 전날에는 상주가 상여꾼들에게 술을 대접하고 대돋움을 한다. 대돋움은 상여꾼들이 상여를 옮기기 전에 하는 예행 연습이다. 상여가 다 꾸려지면 상여 앞에 제사상을 차리고 주상(主喪)이 주도하여 발인제를 지내는데, 상여가 장지로 향하는 것을 고하는 절차이다. 발인제를 마치면 망자의 이름이 쓰인 명정(銘旌)을 든 상주가 앞장서고 상여 행렬이 뒤따른다. 상여가 지날 때 마을 사람들은 우물을 덮어 놓고, 망자와 친분이 있던 사람은 노제를 지내기도 한다.
[치장과 그 후의 절차]
장지는 상여계원들이 미리 땅을 파 놓는다. 상여 행렬이 장지에 도착하면 여막을 만들어서 혼백을 모시고 관을 자리에 내린다. 하관 절차는 풍수사의 지시에 따라 일진을 따져 진행한다. 무덤구덩이에 시신을 안치하면 폐백을 올린다. 상주가 먼저 시신 위에 흙을 떠 놓으면 상여꾼들이 봉분을 완성한다. 봉분이 완성되면 상주는 혼백 앞에서 봉분제를 지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상주는 치장을 마치고 집에 온 뒤 빈소에 혼백을 모신 뒤 바로 초우제(初虞祭)를 지낸다. 이튿날 아침에는 재우제(再虞祭)를 지내고 3일째 되는 날에 삼우제(三虞祭)를 지낸다. 삼우제를 마치면 곡을 끊는 졸곡제(卒哭祭)를 지낸다.
망자가 사망한 지 1년이 되면 소상(小祥)을 지낸다. 소상 전날에는 ‘치전’이라 하여 고인의 딸이나 친구가 제물을 장만하여 올린다. 2년째 되는 날에는 대상(大祥)을 지낸다. 대상을 지내고 3개월 뒤에는 담제(禫祭)를 지낸다. 원래는 대상을 지내고 나면 혼백을 묻지만, 상주 지역에서는“담사를 지내야 혼령이 완전히 산소로 간다”라고 하여 담제를 지낸 후에 혼백을 묻었다. 담제를 마치면 상주는 상복을 벗고 탈상을 한다. 사당이 있는 종가에서는 망자의 위패를 써 사당에 모시는 부제(祔祭)를 지낸다. 부제를 올리면 5대조의 위패는 묻고 새롭게 망자의 위패를 사당에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