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방에 거처한 부부」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101311
이칭/별칭 「영산업부부이방(營産業夫婦異房)」,「따로 각방에 거처한 부부」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상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곽현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0년 11월 30일 - 「각방에 거처한 부부」 상주시에서 발행한 『상주시사』 4권에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6년 - 「각방에 거처한 부부」 상주문화원에서 발행한 『상주이야기』 2권에 「따로 각방에 거처한 부부」라는 제목으로 수록
관련 지명 상주시 - 경상북도 상주시
성격 치부 설화|민담
주요 등장 인물 김생 부부
모티프 유형 치부담

[정의]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재산을 모으기 위하여 각방을 쓴 부부와 관련하여 전하여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각방에 거처한 부부」는 경상북도 상주시에 전하여 내려오는 민담이다. 가난한 두 부부가 각방을 쓰며 재산을 모으는 내용이다. 「각방에 거처한 부부」처럼 부를 축적하는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치부담’이라고 한다. 치부담에는 몰락 양반이 농업이나 상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돈을 번다거나, 양민이나 노비가 경제 행위를 통하여 축적한 부를 이용하여 신분 상승을 하는 이야기 등이 있다.

[채록/수집 상황]

「각방에 거처한 부부」는 조선 후기의 야담집 『청구야담(靑邱野談)』에 「영산업부부이방(營産業夫婦異房)」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2010년 11월 30일 상주시에서 발행한 『상주시사』 4권에 수록되어 있고, 2016년 상주문화원에서 발행한 『상주이야기』 2권에는 「따로 각방에 거처한 부부」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내용]

상주에 김생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가 스무 살이 넘었으나 일찍이 고아가 된 탓에 가난하여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였다. 김생은 스물여섯 살이 되어서야 여러 해 일한 품삯을 모아 비로소 부인을 맞이할 수 있었다. 부인을 맞아 하루를 자고 나니, 부인이 김생에게 말하였다. “오늘부터는 반드시 방 사이의 문을 잠급시다.” 부인의 말에 김생이 무슨 말인지 되물었다. 그러자 부인이 “부부가 다 궁한데 서로 동침하면 아기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만일 올해 아들을 낳고 다음 해 딸을 낳으면 자손의 즐거움이 있겠지만, 이런 때 식구를 더하고 질병이라도 생기면 손해를 어찌하겠습니까? 그대는 윗방에서 지내며 짚신을 삼고, 나는 아랫방에 거처하며 길쌈하여, 10년 동안 하루에 한 그릇 죽을 먹으며 가업을 이루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김생도 부인의 말을 옳다고 여겨 안방과 건넌방 통하는 문을 봉쇄하고 부부가 각방을 쓰자고 하였다.

그렇게 각방을 쓰기로 한 부부는 약속한 것처럼 재산을 모으기 위하여 밤낮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는 해가 지면 반드시 뒤뜰에 흙구덩이를 팠는데, 매일 저녁 일곱, 여덟 개로 정하였다. 또한 연말에는 망태기를 만들어 큰 마을에 보급한 뒤 일꾼을 사서 개똥을 줍게 하였는데, 한 섬[약 180ℓ]으로 값을 매겼다. 이른 봄, 얼음이 녹을 즈음에 파 놓은 흙구덩이에 개똥을 채우고 봄보리를 심어 수확하니 거의 100여 짐이나 되었다. 또 남초(南草)[담배]를 계속 재배하여 수십 양전을 얻었다. 이처럼 부지런히 일하여 6~7년에 이르자 돈과 곡식이 가득하였으나 죽을 먹는 것은 여전하였다.

9년의 마지막 섣달그믐에 김생이 부인에게 말하였다. “오늘로 10년이 됩니다. 원컨대 쌀밥 한 그릇만 먹읍시다.” 그러자 부인이 김생을 나무라며 말하였다. “우리가 이미 10년간 죽을 먹기를 기약하였는데 하룻밤 사이를 못 참아 지내 온 일을 깨야 옳겠습니까?” 부인의 나무람에 김생이 볼 낯이 없이 물러났다. 약속한 10년이 되자, 김생 부부는 큰 부자가 되었다. 부자가 된 김생은 홀아비 생활을 청산하고 부인과 합방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부인은 좁고 누추한 집에서 동침하는 것은 안 되니 김생에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큰 집을 짓고 둘은 다시 합방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생 부부는 처음부터 과년하여 만난 데다 또 10년이 지나 합방한 탓에 자식을 볼 수 없었다. 김생이 자식 문제로 걱정하며 아내에게 말하였다. “멀고 가까운 일가를 찾아서 제법 쓸 만한 사내아이를 택하여서 우리 양자로 삼읍시다. 정을 주고 잘 기르면 우리가 낳은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오.” 이후 김생 부부가 마침내 아들을 얻어 양자로 삼으니, 후손들이 크게 번창하여 출세한 사람이 많았다.

[모티프 분석]

「각방에 거처한 부부」의 주요 모티프는 ‘가난한 부부’, ‘각방 쓰기’, ‘치부(致富)’ 등이다. 「각방에 거처한 부부」는 조선 후기 민담의 주류를 형성하는 치부담의 대표적인 예이다. 치부담이란 부(富)를 축적하는 이야기로서, 조선 후기에 이르러 상품 경제의 발달과 함께 하층민들이 부를 획득하고 축적하게 된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다.

「각방에 거처한 부부」에서는 부부가 부를 축적하기 위하여 각방을 쓰는 방법을 선택한다. 남녀의 욕망 추구나 후손을 잇는 일보다 부의 축적을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이후 10년 동안 각방 쓰기를 통하여 부부는 부자가 되지만, 나이 때문에 자식을 얻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부부는 자식 낳기를 포기하고 사내아이를 입양하여 후손 문제를 해결한다. 부부에게 생긴 자식 문제는 부부가 극단적으로 부의 축적에만 매달린 결과로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까지 버리면서 부를 축적하는 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각방에 거처한 부부」에는 부자가 되고 싶은 상주 지역민들의 소망이 반영이 되어 있지만, 동시에 너무 극단적으로 부의 축적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함께 내포되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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