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101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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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老處女歌 |
이칭/별칭 | 「노쳐녀가」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권미숙 |
[정의]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시집을 못 가서 노처녀가 되었음을 한탄하면서 지은 작자 미상의 조선 시대 규방 가사.
[개설]
상주시에서 전하여지는 「노처녀가(老處女歌)」는 자신이 병신인 탓으로 50세가 되도록 시집을 못 가서 노처녀가 되었음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비록 용모는 남들보다 뒤떨어지지만 자신은 효행록과 열녀전을 열심히 읽은 까닭에 행실은 나무랄 데 없고, 시부모 봉양도 누구보다 잘할 수 있으며, 재주 또한 뛰어나서 못 할 것이 없다고 항변한다. 자신을 50세가 되도록 그대로 방치하여 두는 부모의 야속함과, 친척들의 무정함, 그리고 자신의 섧고도 분한 마음을 노래하였다.
[구성]
「노처녀가」는 4·4조의 가사 형식이다. 내용 구성은 네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자신의 억울한 감정, 둘째, 자기의 못난 외모와 비정상적인 신체, 셋째, 자기의 행실, 넷째, 자기 재주에 대한 자랑이다.
[내용]
「노처녀가」에서는 자신이 병신인 탓에 50세의 노처녀가 되었음을 탄식하고 있다. 약간 과장되어 있긴 하지만 병신인 자신은 얼굴이 얽고 검으며, 애꾸에 귀머거리이고, 편수(片手) 편족(片足)에 납작코, 푸른 입술에 넓은 어깨, 꼽추에 짧은 목이고 혹마저 붙어 있다고 묘사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항변하고 합리화한다. 그리고 실제로 행하지 못하는 자기의 행실, 재주의 과시, 학문의 깊이 등을 내세우면서 “시집 맛이 어떠한지 서방 맛이 어떠한지 생각하면 싱숭생숭 쓴지 단지 모르지만” 자신을 50세 노처녀로 방치하여 두고 있는 부모는 야속하고 친척은 무정하다고 나무란다. 섧고도 분한 마음을 앞머리에 발어사(發語辭)로 읊고 있다.
어화세상 내몸이여 설고도 분하도다/이설음은 어이하리/인간만사 설음중에 이내설음 같은손가/서른말 하자하니 부끄럽기 측량업고/분한말을 하자하니 가슴답답 그뉘아리/남모르는 이런설음 천지간에 또있는가/밥이업서 서러할까 옷이업서 서러할까/이서름을 어이풀어 부모님도 야속하고/친척들도 무정하다/[중략]
내가비록 병신이나 남과갓치 못살손가/내얼굴이 얽다마소 얽은금에 슬기들고/내얼굴이 검다마소 분칠하면 아니힐까/한편눈이 머럿스나 한편눈은 발가잇네/바늘귀를 능히뀌고 보선볼을 못받으며/귀먹엇다 나무래나 크게하면 아라듣고/천동소리 능히듣네/오른손 밥먹으니 왼손하여 무엇할꼬/왼편다리 병신이나 뒤깐출입 능히하고/코구멍이 맥맥하나 내음새 일수맛네/[중략]
내본시 총명키로 무슨노릇 모할쏘냐/효행록 열여전을 무수히 숙독하며/모를행실 바이없고 구고봉양 못할쏘냐/중인이 모인곳에 방구뀌여 본일없고/장독소래 벗겨내여 뒷물그릇 한일없고/양치대를 집어내여 추목하여 본일없네/이내행실 이만하면 어대가서 못살손가/행실자랑 이만하고 재조자랑 드러보소/도포짓는 수품아라고 홋옷이며 핫옷이며/누비상침 모를손가/세폭부치 홑이불을 삼일만에 마처내고/행주치마 지어낼제 다시고처 본일없네/합박쪽박 깨어지면 뿌리로 기워내고/보선뽄을 못얻으면 잇비짜루 제일이요/보재기 지를재는 안반놓고 말라내니/슬기가 이만하고 재조가 이만하면/음식숙설 못할손가….
[특징]
「노처녀가」는 두 종류가 있다. 시집을 못 간 미모의 노처녀가 신세 한탄을 토로하는 내용의 계열과, 추녀이며 갖은 장애를 가진 노처녀이지만 결국 시집을 가게 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주시에서 전하여지는 「노처녀가」는 두 계열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다. 내용은 ‘추녀이며 갖은 병신인 노처녀인데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으나 시집은 가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내용으로 본다면 두 번째 계열이지만 시집을 갔다는 내용이 빠져 있으므로 어느 계열에 속한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이 ‘슬기가 이만하고 재조가 이만하면/음식숙설 못할손가…’ 하며 말줄임표(…)로 끝맺는 것으로 보아 나머지 내용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의의와 평가]
상주시에서 전하여지는 「노처녀가」에서는 주인공의 못난 외모에 대하여 과장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외모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자신이 가진 재주를 자신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다. 다만 마지막 부분이 ‘슬기가 이만하고 재조가 이만하면/음식숙설 못할손가…’로 끝을 맺었는데, 내용의 전개로 볼 때 마무리가 충분하여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내용이 빠진 것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