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100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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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Sangju, The Largest Rice Producer in Gyeongsangbuk-do, Dreams of Becoming an Agricultural Capital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경희 |
[정의]
경상북도 최대 쌀 생산지인 상주 농업과 쌀농사에 관한 이야기.
[개설]
낙동강을 품은 상주 지역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벼농사가 발달하였으며, 이 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조선 시대에 임금님의 진상미로 올려질 만큼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았다.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쌀 주산지의 명성을 얻고 있는 상주 지역은 지금도 경상북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고 있다. 상주쌀의 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임이 증명되었으며, 상주에서 생산되는 쌀은 현재 계약 재배를 통하여 엄선한 벼를 가공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상주쌀의 현재와 스마트 팜으로 도약하는 상주 농업의 미래를 고찰한다.
[공검지에서 만나는 상주 쌀농사의 역사]
경상북도 상주시는 현재 농가, 농업 인구, 농지 면적 등 모든 면에서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농업 도시로서의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상주쌀의 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상주시 공검면 비재로 1333 외 68개 필지에 걸쳐져 있는 못인 공검지(恭儉池)는 상주의 쌀 재배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할 정도로 역사적·학술적·기술적 가치가 높은 농업 시설이다. 최소 1,400년 역사를 지닌, 원삼국 시대에 만들어진 관개 시설(灌漑 施設)이었던 공검지는 충청북도 제천시의 의림지(義林池), 전라북도 김제시의 벽골제(碧骨堤), 경상남도 밀양시의 수산제(守山堤)와 함께 삼한 시대 4대 저수지로 꼽히고 있으며, 이 중 공검지는 남한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상산지(商山誌)』의 기록에 의하면 공검지는 삼한 시대에 수축하였고, 고려 명종(明宗)[1131~1202] 대에 이르러 고쳐 쌓는 등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쳤다. 못 둑의 길이가 860보[약 1.19㎞], 못 주위가 1만 6647척[약 5㎞]이었다고 한다. 공검지는 특히 국내 고대 저수지 중 처음 발견된 목재 수리 시설로 추정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더하고 있는데, 공검지에 사용된 수문이 655~695년에 벌채된 목재로 만들어진 것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벼농사가 성행하였던 상주에는 공검지 외에도 1687년(숙종 27) 고을 원이던 이시필(李時弼)[1657~1724]이 수축한 상주서보(尙州西洑)[상주시 낙양동 소재] 등 수리 시설이 더 전하고 있다. 벼농사를 짓는 지역민들에게 수리의 편리를 주기 위하여 만들었던 상주서보는 80년 후인 1783년(정조 7) 개축하였고, 1927년에 박정열(朴正烈)이 주민의 협력을 얻어 관개 조합을 조직하여 새로 보수하였다는 기록이 전하고 있다.
공검지는 원래 면적 1만 4716㎡에 둘레가 13㎞에 이르는, 현재 면적의 10배가 넘는 거대한 규모의 저수지였지만 일제 강점기에 저수지 위로 철로가 지나면서 축소되었다. 상주에서의 벼농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에도 1949년의 농지 개혁, 1953년 제1차 농업 증산 5개년 계획이 진행되면서 여전히 중요한 산업이었고, 수리 시설의 확충, 종자 개량 등이 병행되었다. 공검지는 1964년 매립되어 논으로 만들어졌고, 세월이 지나면서 폐허로 변하였다.
일시 주춤하였던 상주에서의 쌀 농업은 1970년대 새로운 벼 품종인 통일벼가 개발됨으로써 다시 활기를 얻었고, 새마을 사업, 농어촌 소득 증대 사업의 핵심 부분으로 부상하였다. 이후 1980년대에 이르면 상주의 쌀 농업은 중요한 농업 소득원 중 하나가 되었다. 영농 후계자 육성, 고도 산업 사회 대응을 위한 농어촌 종합 대책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1993년 상주시는 공검지 터에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벌였고, 수심 3.4m의 연못으로 복원하였다. 그리고 1997년 9월 29일 상주 벼농사의 역사 자체인 공검지는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환경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퇴적층에 있던 미세 조류인 돌말류 화석을 분석하여 공검지가 1,400년 전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라는 사실을 밝히고 일대를 ‘환경부 지정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하였다. ‘환경부 지정 습지 보호 지역’은 자연 생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특이한 경관적·지형적·지질학적 가치를 지니며 멸종 위기종 야생 동식물이 서식·도래하는 지역으로서 환경부 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지역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환경부 지정 습지 보호 지역’이 25개소가 있다.
[최고의 품질, 상주쌀]
상주쌀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하고 편마암 지대로 형성된 낙동강 상류 지역의 사질 양토에서 생산된다. 상주 지역은 특히 삼한 사온(三寒 四溫)이 뚜렷하고 연평균 기온이 12~13℃를 유지하며, 8월의 평균 기온이 26℃ 내외를 기록하는 등 벼농사에 매우 적합한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상주의 전체 면적은 1,254.82㎢에 이른다. 전국 기초 지방 자치 단체 중 여섯 번째로 넓은 면적이다. 전체 면적 중 논 면적이 15%[188.33㎢]에 이른다. 상주시는 천혜의 자연 조건과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농업을 장려하였고, 농업 종사 인구의 비율이 매우 높은 농업 지역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총가구 4만 253호 중 74.5%[3만 6호]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였고, 전체 인구 19만 1829명의 74.6%인 14만 3114명이 농업인이었다.
당시 상주군은 벼농사 위주의 농업 경영 기법을 발달시켰고, 상주쌀의 품질과 명성은 자연스럽게 전국으로 뻗어 나갔다. 여기에 더하여 상주군은 과일과 원예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 기반 구축에까지 나섰다. 2005년에 이르면 상주시는 경지 면적이 2만 7495㏊에 달하고, 경상북도 최대의 농업 지역[전국 4위]으로 발돋움한다. 그리고 조선 시대부터 임금님의 진상미로 올려질 만큼 우수한 품질이던 상주쌀을 명품화하기 시작한다.
상주쌀은 ‘삼백쌀’, ‘명실상주쌀’, ‘아자개쌀’ 등의 브랜드로 생산·판매되는데, 명실상주쌀은 세계에서 밥맛이 제일 좋다는 일본의 ‘히도메보레’보다 뛰어난 품종임을 평가받은 바 있다. 명실상주쌀 등은 계약 재배를 통하여 벼를 엄선하여 100% 일품벼로 가공하고 있으며, 4월부터 벼를 저온 냉장고에 보관하여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가공, 출하한다. 또한 아자개 영농조합에서 생산하는 쌀은 우렁이 농법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하고 있다. 상주쌀은 쌀의 안전성 강화를 위하여 ‘농산물 이력 추적 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생산 단계[품종, 생산자, 재배지, 생산 계획량 등], 유통·판매 단계[수확 후 관리 시설 및 판매처 명칭 및 소재지], RPC 건조·저장·가공 등 수확 후 단계까지 엄격한 관리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
상주시농업협동조합은 상주쌀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하여 삼백라이스센터[대지 1만 7706㎡, 건조 능력 2만 9000톤, 저장 능력 1만 톤, 가공 능력 2만 4000톤, 저온 냉각 능력 7000톤 규모]를 운영하고 있다. 삼백라이스센터는 1989년 12월 도정 공장을 설립한 후 1996년 미곡 종합 처리장[RPC]으로 준공되었고, 2010년 시설 현대화 사업을 거쳤으며 2011년 농산물 우수 관리 시설[GAP]로 지정되었다.
[‘삼백의 도시’를 넘어 ‘농업 수도’로]
쌀과 함께 누에고치와 명주가 유명한 상주는 오래전부터 ‘삼백의 도시’로 알려져 왔다. 상주는 특히 쌀 주산지로 명성을 얻었으며, 지금도 경상북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고 있다. 상주쌀의 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임이 증명되었으며, 상주시의 벼 재배 면적은 현재 1만 2000㏊, 연간 생산량은 7만 톤에 이르고 있다. 상주시는 현재 농가, 농업 인구, 농지 면적 등 모든 면에서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농업 도시로서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주시는 일찍부터 ‘농업 수도’임을 선언하였고, 그동안 농업 가치를 증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중점적 투자를 지속하여 왔다. 결과적으로 상주시는 2017년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유치에 성공하였으며, 201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 및 선정하는 ‘스마트 팜 혁신 밸리’에 지정되어 농업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귀농·귀촌 인구 전국 4위, 경상북도 2위를 기록하는 ‘농업 수도’로서의 위상도 갖추어 가고 있다.
[스마트 팜 도시로의 변환]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시대적 상황은 ‘삼백의 도시’ 상주시에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2021년 12월, 상주시는 총사업비 1,606억 원을 투입하여 상주시 사벌국면 엄암리 일원 42.7㏊[13만 평]에 조성한 상주 스마트 팜 혁신 밸리의 준공식을 거행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발표하였다. ‘스마트 팜 도시’로의 변환이 시작된 것이다.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된 스마트 팜 혁신 밸리는 청년 창업 보육 시설과 임대형 스마트 팜, 실증 온실, 빅데이터 센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년 보육 온실은 스마트 팜 창업과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여 이론부터 실습 경영까지 전문 교육을 하는 시설이다. 청년 보육 온실에서는 교육생들이 딸기, 토마토, 오이, 멜론 등의 품목에 대한 영농 실습을 하고 있다.
임대형 스마트 팜은 청년 보육 과정 수료생들이 저렴한 임대 비용으로 영농 기술 축적과 창업 비용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임대형 온실이다. 임대형 스마트 팜은 현재 A동[2.01㏊]과 B동[2.03㏊]이 운영 중이며 C동[1.75㏊]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임대형 스마트 팜은 각 동별 4구획으로 나뉘며, 1개 구획은 딸기 재배 특화 시설, 나머지 3개 구획은 오이, 토마토, 멜론 등 재배 특화 시설로 조성되었다.
스마트 팜 실증 온실은 대학 연구 기관 및 기업체의 스마트 팜 관련 시설 및 기자재 연구, 테스트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현재 아이팜[무인 자동 방제], 휴미템[복합 환경 제어] 등 국내 기업이 입주하기로 확정되었다.
빅데이터 센터는 스마트 팜 혁신 밸리와 도내 지역 농가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상담 서비스를 시행한다. 센터에는 전산실, 종합 관제실, 분석실 등이 들어서 있으며, 농림수산식품문화정보원 등 전문 기관과 연계하여 운영된다.
상주시는 경상북도와 함께 스마트 팜 혁신 밸리를 교육 연구 기능 외에 쾌적한 주거 문화도 함께 갖춘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청년농(靑年農)과 귀농인을 위한 주거 공간인 ‘청년 보금자리’와 지역 주민 화합과 문화 생활 공유를 위한 ‘문화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작물 재배에 대한 전문 지식과 노하우가 부족한 임대형 스마트 팜 입주 청년들에게는 국내 영농 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하여 청년농들이 현장에서 지도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영농 정착 컨설팅 등을 진행하여 입주자들이 안정적으로 농업에 정착하고 기술력을 향상하여 ‘농업 수도 상주’를 떠받치는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상주 스마트 팜 혁신 밸리는 앞으로 첨단 농업용 로봇·수출용 플랜트 등에 대한 실증 단지, 해외 현지 시범 온실 구축 등 해외 시장 진출 전진 기지로도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주시는 20세기형 농업 도시에서 스마트 팜 도시로 변환하는 중요한 첫 단추를 채우고 있다. 스마트 팜 도시로의 변환은 첨단 스마트 농업 육성이라는 농업계 최대의 국책 사업이 상주 지역에서 결실을 맺게 할 것이며, 상주시가 농업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현실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주시는 드넓은 부지를 활용하여 청년 농촌 보금자리, 문화 거리, 기존 농업인용 임대형 스마트 팜 등 특색 있는 연계 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 상주 스마트 팜 혁신 밸리의 경우, 운영 조직은 상주시에 설치하되 경상북도와 상주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기술이 필요한 실증 단지와 빅데이터 센터는 외부 기관 위탁을 통하여 전문적으로 관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