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101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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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理想鄕 牛伏洞 |
이칭/별칭 | 「살기 좋은 이상향 우복동」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용유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곽현희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7년 12월 1일 - 「이상향 우복동」 상주문화원에서 간행한 『상주이야기』 1권에 「살기 좋은 이상향 우복동」이라는 제목으로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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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10년 11월 30일 - 「이상향 우복동」 상주시에서 간행한 『상주시사』 4권에 수록 |
관련 지명 | 우복동 -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용유리 |
성격 | 풍수 설화 |
주요 등장 인물 | 나무꾼|사슴|마을 촌장|나무꾼의 아내|나무꾼의 친구 |
모티프 유형 | 풍수지리담|금기담 |
[정의]
경상북도 상주시에 ‘우복동’이라는 신이한 마을과 관련하여 전하여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이상향 우복동(理想鄕 牛伏洞)」은 나무꾼이 사슴을 따라가 굴속에 있는 한 신이한 마을에 간 이야기이다. 마을의 이름은 마을의 모양새가 소가 엎드려 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우복동’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오복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부자도 없고 가난한 사람도 없는 안락한 마을이다. 우복동은 말로만 전하며, 실제로 가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곳이나 상주 지역 어딘가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 시대 실학자인 이중환(李重煥)[1690~1756]의 저서 『택리지(擇里志)』에 우복동에 대한 언급이 있다. 전란과 기근을 피하여 사람 살기 좋은 마을 중에 으뜸인 곳으로 우복동을 소개하고 있다. 하늘에서 보면 마을이 있는데, 지상에 내려오면 찾기가 어려워서 마치 큰 암소의 배 속에 들어간 듯 마을을 찾기가 힘들다는 의미로 ‘우복동’이라 불렀다고 한다.
[채록/수집 상황]
「이상향 우복동」은 2007년 12월 1일 상주문화원에서 간행한 『상주이야기』 1권에 「살기 좋은 이상향 우복동」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또 2010년 11월 30일 상주시에서 간행한 『상주시사』 4권에 「이상향 우복동」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내용]
나무꾼 한 사람이 산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그런데 어찌하다 보니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었다. 나무를 하려고 지게를 내려놓은 참에 웬 사슴 한 마리가 나무꾼의 앞에 나타났다. 나무꾼은 지게 작대기로 사슴을 겁주는 시늉을 하였지만 사슴은 겁을 먹기는커녕 태연히 서 있기만 하였다. 별난 사슴도 다 있다고 생각한 나무꾼은 조심스럽게 사슴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사슴은 나무꾼을 힐끔 보더니 어딘가로 걷기 시작하였다. 나무꾼은 사슴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얼마쯤 가다 사슴이 바위 사이에 뚫린 조그만 굴속으로 들어갔다. 나무꾼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사슴을 따라 굴속으로 들어갔다.
굴은 이상하게도 안으로 들어갈수록 크고 넓었다. 깊이 들어갈수록 어두워지지 않고 오히려 밝아져 나중에는 환한 세상이 되었다. 나무꾼은 신기하게 여기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자 저쪽 소나무 밑에서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는 게 보였다. 나무꾼은 바둑을 두는 노인들 곁으로 다가갔다. 소나무 가지에는 학이 앉아 있고 나무 아래에는 이름 모를 꽃이 피어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말없이 바둑을 두고 있는 노인들은 불그레한 얼굴에 수염이 하얗게 세어 있었다. 노인들은 세상에 괴로운 일, 슬픈 일, 걱정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듯한 얼굴로 바둑알을 놓았다 들었다 하였다. 바둑을 두던 노인 중 하나가 나무꾼을 향하여 거문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 보라고 말하였다. 거문고 소리가 나는 쪽에는 풍채가 좋은 노인 한 명이 앉아 있었다. 나무꾼이 시키는 대로 풍채가 좋은 노인 앞으로 가서 공손히 절하자, 노인이 노래하며 춤추는 무리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잘 오셨네. 여기는 저렇게들 즐겁다네. 여기는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없네. 도둑도, 사기꾼도, 가뭄도, 홍수도, 전쟁도 없지. 우리도 피난 온 사람들이지만…….” 노인의 말을 듣고 나무꾼은 여기야말로 낙원이라고 생각하였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예쁜 처녀가 나타나 눈이 부실 정도로 흰 쌀밥을 지어 올렸다. 나무꾼은 앞에 놓인 쌀밥을 정신없이 먹다가 문득 이상함을 느껴 숟가락질을 멈추었다. 흉년에 쌀밥을 먹는 것이 이상하였기 때문이다. 또 처자식을 생각하니 도저히 쌀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나무꾼은 용기를 내어 노인에게 가족이 다 여기 와서 살 수는 없겠는지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나무꾼에게 자신이 마을의 촌장이니, 자기 말을 어기지 않는다면 가족이 살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고는 이곳으로 오는 것을 누구도 알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였다.
나무꾼은 노인의 말대로 하겠다고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내에게 이사하자고 말하였다. 갑자기 이사하자는 나무꾼의 말에 아내가 의아해하며 이유를 물었지만, 나무꾼은 대답하지 못하고 윽박지르듯이 이사 갈 것을 강요하였다. 어쩔 수 없이 승낙한 아내는 그래도 수십 년간 정들었던 이웃들 몰래 도망칠 수는 없다며 작별 인사를 하러 나섰다.
아침이 되자 이사 간다는 소식을 전하여 들은 나무꾼의 친구가 급히 찾아와 말하였다. “갈 때 가더라도 마지막 이별주 한 잔을 못 한단 말인가?” 친구의 말에 나무꾼도 자신의 행동이 너무한다 싶어 친구와 마지막으로 술을 나누어 마셨다. 친구는 서운한 기색으로 나무꾼에게 어디로 이사 가는 것인지 계속 물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을 테니 알려 달라는 친구의 말에 결국 나무꾼은 사슴을 따라 낙원에 간 일을 다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뒤늦게 자기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말라고 간청하였다. 그런데 친구가 약속을 하기는커녕 도리어 자신도 낙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였다. 친구와 헤어진 후 가족들을 데리고 산속으로 들어간 나무꾼은 낙원으로 가는 바위굴을 찾으려고 하였지만 끝내 찾을 수가 없었다.
[모티프 분석]
「이상향 우복동」의 주요 모티프는 ‘우복동’, ‘풍수지리 명당’, ‘금기 위반’ 등이다. 「이상향 우복동」은 나무꾼이 우연히 사슴을 따라갔다가 찾게 된 신이한 마을 ‘우복동’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복동’은 모두가 평등하고, 나쁜 사람들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이상향이다. 마을의 이름인 ‘우복동’은 마을의 지형이 소가 배불리 먹고 엎드려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러한 지형을 풍수지리에서는 와우혈(臥牛穴)의 명당이라고 부른다. 와우혈에 집을 짓고 살면 풍요롭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상주 지역의 우복동 외에도 경상북도 구미시 산동면 송산리 우복동 등 ‘우복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와우혈 지형의 마을이 전국에 여럿 존재한다. 「이상향 우복동」처럼 ‘우복동’의 이름을 가진 평화롭고 풍요로운 이상적 공간에 대한 이야기 속에는 자연환경이 인간의 길흉화복에 영향을 준다는 풍수 사상이 내재되어 있다.
또한 「이상향 우복동」은 금기담(禁忌談)이기도 하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금기는 촌장이 나무꾼에게 누구도 우복동으로 오는 것을 알게 하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나무꾼은 정에 휘둘려 금기를 위반한 탓에 다시는 우복동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