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주 이전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101268
한자 家釀酒
영어공식명칭 Home-Brewed Liquor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상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임기원

[정의]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전하여 오는 가정에서 빚는 술.

[개설]

가양주(家釀酒)는 양조장이 아닌 가정에서 담그는 술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전승되는 가양주는 주로 누룩과 물을 원료로 하며 집안마다 꽃이나 약재를 첨가하여 발효·숙성시킨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도 가정마다 대대로 전하여 오는 각기 다른 방법과 기술로 빚기 때문에 맛과 향기가 다양하다. 화학적 첨가물 없이 순수한 곡물과 누룩, 물, 기타 재료 등을 섞어 빚는 것이 특징이다.

[연원과 변천]

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탄생하였다고 할 만큼 오래되었다. 술에 대한 우리나라 기록을 보면 삼국 시대부터 의식이나 축제를 위하여 술을 사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 시대에는 승려들이 사찰을 중심으로 누룩 및 술을 빚어 일반에 공급하였다. 특히 가양주는 유교 의례와 관련하여 제사 때 손님들을 접대하는 음식의 하나로서 조선 시대에 더욱 발달하였다. 조선 시대 양반가에서는 손님을 대접하고 제사에 올릴 제삿술을 집안마다 고유의 방식으로 빚었다. 조선 시대 서민들도 가정에서 소비하고자 막걸리와 같은 술을 만들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는 주세령(酒稅令)이 공포되면서 집에서 술을 빚는 풍속이 금지되고 허가를 받은 양조장에서만 술을 빚을 수 있게 되었다. 광복 이후에도 식량 부족 등의 문제로 술 빚기에 대한 정부 규제가 이어지면서 가양주 문화는 완전히 쇠퇴하였고 공장에서 생산하는 상업적 양조 문화로 대체되었다.

[『시의전서』에 기록된 상주 지역 전통 가양주]

상주 지역의 양반가에서 빚었던 전통 가양주에 대한 기록은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의전서』는 1800년대 말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조리서이다. 『시의전서』는 상주 지역을 중심으로 경상도 지역 양반집에 전하여 오던 전통 음식과 조리법을 다양하게 수록하고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시의전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상주 지역 가양주 중 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된 것으로는 먼저 송순주(松筍酒)를 들 수 있다. 송순주는 솔잎을 넣어 솔향이 나도록 만든 술이다. 찹쌀 8되[약 14.4ℓ]를 희게 찧어 하룻밤을 담갔다가 가루를 내어 쑨다. 찹쌀가루를 쑨 것이 식은 후 누룩가루 4~7홉[약 0.7~1.3ℓ]을 버무려 마루에 놓아 둔다. 맛을 보아 달고 쓴맛이 없으면 찹쌀 4말[약 72.2ℓ]을 희게 찧어 하루 담갔다가 푹 찐다. 송순은 새로 돋아난 소나무의 순이다. 송순이 막 필 때 많이 따 다듬은 뒤 숨이 죽을 정도로 삶아 독에 넣어 둔다. 다른 물은 치지 말고 술 밑을 체에 밭쳐 버무려 넣었다가, 단맛과 쓴맛이 들면 소주를 고아 근근하게 부었다가 맛이 우러나면 먹는다.

그다음으로 삼해주(三亥酒)에 관한 기록을 보면, 삼해주는 찹쌀을 발효시켜 두 번 덧술을 더하여 빚는 약주이다. 정월 첫 돼지날에 시작하여 매월 돼지날마다 세 번에 걸쳐 빚는다. 정월 돼지날에 찹쌀 3되[약 5.4ℓ]를 담갔다가 이튿날 가루를 내어 식힌다. 가루 누룩 3되와 밀가루 2되[약 3.6ℓ]를 넣어 탄 냄새가 없는 항아리에 담아 찬 곳에 둔다. 이월 돼지날에 멥쌀 1말 2되[약 21.6ℓ]를 담갔다가 이튿날에 빻아서 범벅처럼 푹 끓인 후 정월에 담아 둔 누룩과 버무려 둔다. 3월 돼지날에는 누룩 4말[약 72.2ℓ]을 깨끗하게 씻어 담갔다가 찌고 나서 차게 식힌 뒤 밑의 것과 버무려 두었다가 5월에 떠 두면 여름을 나도 괜찮다. 세 번 덧술을 하고 정월 돼지날의 낮은 기온을 택하여 오래 발효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양주 문화 복원을 위한 시도]

『시의전서』에는 상주 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던 다양한 가양주가 기록되어 있는데, 과거 상주 지역의 종가들은 집안마다 가양주를 빚어 제삿술로 제사상에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가양주를 빚는 문화가 빠르게 단절되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종가 제례에서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청주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주시농업기술센터가양주 문화를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는 해마다 농산업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 가양주 빚기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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