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1010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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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蠶絲業 |
영어공식명칭 | Silk-reeling Industry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노광 |
[정의]
경상북도 상주 지역에서 재배한 뽕나무로 누에를 쳐서 비단의 원료인 생사를 생산하는 전통 산업.
[개설]
뽕잎을 먹여 누에를 기르는 사업을 양잠업(養蠶業)이라고 하고, 누에고치에서 명주실과 비단의 원료인 생사(生絲)를 생산하는 사업을 제사업(製絲業)이라고 한다. 양잠업과 제사업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여서 양잠업과 제사업을 합하여 잠사업(蠶絲業)이라고 칭한다. 잠사업은 비교적 협소한 토지에서 잉여 노동력을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아 농촌 소득 증대 사업과 수출 산업으로 각광을 받다가 1980년대 이후 쇠퇴하였다. 우리나라의 잠사업이 발달과 쇠퇴 과정을 거치면서 상주 지역의 잠사업 또한 많은 변천을 겪었다.
[상주 잠사업의 역사와 현황]
상주의 잠사업은 농업만큼 역사가 오래된 전통 산업이다. 상주에서는 조선 시대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잠사업이 크게 발달하였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주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었다. 명주는 상주쌀, 상주곶감과 함께 임금에게 진상하던 상주의 특산품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는 상주의 특산품으로 뽕나무가 기록되어 있으며, 『경상도지리지(慶尙道地理志)』에는 상주에서 임금에게 바친 공물 중 첫째 목록에 명주의 옛 명칭인 ‘면주(綿紬)’가 기록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21년에는 전국 최초로 양잠 기술 정규 교육 기관인 상주공립농잠학교(尙州公立農蠶學校)[현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가 설립될 만큼 상주는 양잠업으로 위상이 높았고, 1930년대부터는 상주에서 생산된 명주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일제 강점기 각 군에 제사 공장이 건립되면서 종전의 가내 수공업에만 의존하던 제사업도 더욱 활기를 띠었다. 상주 지역의 잠사업도 일제 강점기에 가장 번성하였고 특히 1943년에는 연간 누에고치 생산량이 7000만 톤을 넘어 잠사업은 상주의 주력 산업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8·15 해방 후 생산이 감퇴하였고 6·25 전쟁으로 양잠업은 잠시 쇠퇴하였다가 1960년대 초반 정부에서 잠사업을 장려하면서 부흥하였다. 이 무렵 상주 지역에서는 천수답에 대대적으로 뽕나무를 심어 넓은 들은 전체가 뽕밭으로 변하였다. 상주 지역민들은 논에 뽕밭을 조성하고, 헛간과 창고에 잠실(蠶室)을 지어 누에를 키웠다. 당시 잠업 지도원이 각 읍면에 배치되어 아침저녁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지도하였다.
1968년 기준으로 상주시의 전체 호수는 4만 2501호였는데, 이 중 양잠 농가 호수가 1만 4689호로서 약 34%에 달하였다. 당시 전국 양잠 농가 중 경상북도가 45.5%를 차지하였으며, 경상북도의 시군별 양잠 농가 호수는 상주가 약 10%를 차지하며 1위를 하였다. 정부에서 잠사업을 적극 장려하던 때인 1974년 당시 상주의 양잠 농가는 1만 5395호였고, 누에고치만 112만㎏을 생산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특히 함창 지역은 신라 시대부터 양잠 주산지로 유명하였고 함창읍의 함창시장에서는 1980년대까지 전국 최대 규모의 명주전(明紬廛)이 열리기도 하였다.
잠사업은 1980년대 이후 합성 섬유의 발달과 가격이 싼 중국산 명주가 대량 수입되면서 하향길을 걸었다. 누에고치와 명주의 국내 수요도 급격히 줄어들면서 잠사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차츰 늘어났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건조 누에, 수번데기, 동충하초, 오디 등을 생산하는 기능성 양잠업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009년에는 「기능성 양잠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져 양잠업 지원의 법적 토대도 갖추어졌다.
2009년 상주에서는 명주를 생산하던 농가들이 힘을 합쳐 ‘명주잠업영농조합법인’을 세워 전통 명주의 명맥을 이어 나갔고, 상주시가 명주 생산 농가들을 지원하면서 다시 양잠 농가가 조금씩 늘기 시작하였다. 상주시는 양잠업 주산지의 명성을 지키고 양잠의 본고장이라는 명성을 되살리기 위하여 지금도 명주를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함창읍에 2013년 잠사업과 명주 길쌈을 주제로 한 ‘함창명주테마파크’를 조성하고 함창명주테마파크 내에 함창명주의 역사를 주제로 한 함창명주박물관을 개관하였다.
함창명주테마파크 내에 있는 경상북도 농업자원관리원 잠사곤충사업장에서는 우량 누에 씨를 생산·보급하고 누에 유전 자원 계통 보전, 애누에 공동 사육 공급, 뽕밭 관리, 동충하초 종균 공급, 유용 곤충 자원 산업화, 기능성 양잠 산업 시험 및 연구 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곤충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체험 학습장도 운영하고 있다.
상주는 현재에도 국내에서 명주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다. 2021년 기준으로 상주시의 양잠업 농가는 73가구, 뽕밭 면적은 27.8㏊, 양잠업 생산량은 7만 5053㎏이다. 누에고치 생산량은 2,610㎏이며 경상북도 전체 생산량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경상북도 영덕군에 이어 두 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