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101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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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洞祭 |
영어공식명칭 | Religious Ritual for the Village Tutelary Spirit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인균 |
[정의]
경상북도 상주 지역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자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동제(洞祭)는 마을의 역사 또는 계기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겨난 마을의 수호신에게 하나 또는 여러 마을이 주체가 되어 일정한 시기에 지내는 마을 제사라고 할 수 있다. 동제의 주체는 관청, 마을 주민, 일정 계급 등 하나 또는 여러 주체에 의하여 행하여졌는데, 현대에 전승되고 있는 경상북도 상주 지역의 동제 대부분은 마을 주민이 중심이 되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동제에서 모시는 마을의 수호신, 또는 동신이나 당신 등은 자연물이거나 신, 역사적 인물, 허구의 인물 등 종류가 다양하다. 모시는 대상에 따라 제의의 형태도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러한 현상은 상주 지역 마을 또는 지역의 역사적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신체]
상주 지역에 전하는 동제는 원래는 자연, 신, 인물 등을 신으로 모셨다. 점차 동제의 명맥이 끊기면서 현재 남아 있는 동제 대부분은 자연물을 신체로 삼고 있다. 자연물을 신체로 삼는 동제의 제당은 대부분 나무 또는 입석의 앞에 제단을 둔 형태인데, 제단이 아닌 당집을 건축하여 지내는 곳도 있다. 이와 달리, 자연물이 아닌 신을 신체로 모시는 동제로는 화북면의 상오2리 동제, 장암1리 산신제가 있으며, 이러한 동제들은 속리산 아래 자리 잡은 화북면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동제가 산신제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인물을 신체로 모신 동제로는 화서면의 하송1리 동제가 있으며, 하송1리 동제는 견훤왕에 대한 기록과 성산산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상주 지역 동제에서 모시는 신체나 신당의 위치는 마을 어귀에 있으며, 1당 또는 2당 체계로 나뉘는 모습을 보인다.
[제의]
상주 지역의 동제는 대부분 유교식 제의로 지내고 있어, 마을별 동제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며 축문의 유무, 제의 참석 인원, 당 체계의 차이 등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원하는 대상이 자연물, 부처, 신, 보살 등 유교와 상관없는 동신이라 할지도, 제사 음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제의의 순서는 헌작인 제관이 잔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축관이 축을 읽는 순서로 진행되며, 대부분 기제사 절차와 비슷하다.
상주 지역 동제는 제관이 선정된 이후 금기를 시행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제관으로는 길일인 생기복덕(生氣福德)을 따져 깨끗한 주민을 선정하는데, 부부를 선정하거나 남자만을 선정하는 등 동제마다 방식은 다양하다. 현대에 이르러 제의가 점차 간소화되면서 제관의 선정도 비교적 간편하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제관은 선정된 날부터 제의 장소를 청소하고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려 신성한 장소로 변화시킨다. 제관은 다른 마을 사람과 말을 섞지 아니하며, 마을 주민들 또한 육식을 멀리하고,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등 금기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제관들이 준비하는 제사 음식은 대부분 돼지고기, 삼실과, 떡 등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몇몇 마을은 포, 나물, 어류, 과일 등을 올리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이안면의 흑암2리 동제는 육류 및 어류를 사용하지 않는다. 제의는 대체로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지내지만, 일부는 섣달 또는 마을에서 정한 날에 지내기도 한다. 제의가 끝난 후에는 제관 집 또는 마을회관에서 음복하고, 새해 계획을 세우거나 전년도 마을 결산을 진행한다.
[상주의 독특한 제의]
상오2리 동제는 산신제의 특성이 도드라진다. 산신제를 주관하는 이로서 제관과 축관을 선정하고 제물을 준비하는 ‘뒷모도’도 선정한다. 제의 전 7일 전부터 금기를 시행하며, 3일 전부터는 마을 물웅덩이인 ‘상탕’과 ‘하탕’에서 목욕재계한다. 과거에는 제관이 제당에서 숙식하면서 제사를 준비하는데, 제물 중 술과 떡도 직접 만들어 준비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현재는 제의 절차나 준비 과정이 간소화되어 제물을 시장에서 구매하거나 제관 집에서 준비하고 있다.
장암1리 산신제는 해마다 두 번, 정월과 7월 보름에 제를 지내고 있다. 2당 체계로서 신체는 큰 소나무인 자연물과 신격인 산신을 모신 산제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관으로는 생기복덕을 보아 제주 한 명과 보조자 두 명을 선정하여 제를 지내며, 제를 지내기 3일 전부터 금기를 시행하고 있다. 산신제 전날이 되면 마을 주민 모두가 제당과 우물을 청소하고, 금줄을 치고 제물 준비를 돕는다. 이렇게 제사 준비에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것은 산신제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제의 준비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방법으로 보인다. 제의의 시작 시간인 새벽 4시에 맞추어 제물인 돼지머리, 삼실과, 백편, 술을 차리고, 기제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나서 마을 주민 모두 소지를 올리고 기도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하송1리 동제는 해마다 정월 열나흗날에 견훤을 동신으로 모시는 선신당과 동구나무인 동제당에서 지내고 있다. 하송1리 동제는 2당 체계이며, 다른 마을과 달리 선신당에서 견훤왕과 두 부인을 동신으로 모신다는 특색을 보이고 있다. 하송리 지역에 후백제 견훤왕과 관련한 기록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역사적 인물을 동신으로 모신 정확한 연유는 알 수 없다. 제의 절차는 유교식 제의에 맞추어 진행하며, 선신당에서 먼저 지내고 동제당에서 다음 제를 지내는 것으로 보아 제당의 상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사벌국면의 목가리 미륵제는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인 상주 목가리 석조관세음보살입상(尙州 木可里 石造觀世音菩薩立像)[경상북도 상주시 사벌국면 목가리 산6번지 소재]를 모시는 제사이다. 외서면 연봉리와 사벌국면 두릉리에 거주하는 미륵계원들이 해마다 3월, 4월 중 좋은 날을 잡아 제를 지내고 있다. 목가리 미륵제는 다른 동제와 달리 마을에 대한 구분이 없다는 점, 미륵계원이면 제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점, 불교적인 색채를 띤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서낭당이나 자연물이 아닌 석불에 제를 지내고 있으며, 절차 또한 유교식 제의가 아니라는 특징도 있다. 제를 주최하는 ‘미륵계’는 ‘미륵답’이라는 공동 논에서 나는 소출을 미륵계비와 함께 제사 비용으로 보태어서 제의의 지속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