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100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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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Sangju Dried Persimmons Grown in Sangju, The Home of Three White |
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북도 상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경희 |
[정의]
경상북도 상주시의 대표적 특산물인 상주곶감의 유래와 특징, 상주곶감이 명품으로 인정받기까지 과정에 대한 이야기.
[개설]
감나무는 15세기 전부터 상주 지역에 자생하였으며 상주에서 감나무가 재배되었다는 기록은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전한다. 상주 지역은 일교차가 커서 감의 당분 축적에 유리한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토질이 비옥하고 배수가 양호하여 예부터 곶감의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하였는데 조선 시대 문헌에 상주곶감은 공물(貢物)과 토산(土産)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상주곶감은 2000년경부터 전국적 특산물로 부상하기 시작하였으며 2005년에는 상주곶감의 주요 생산지인 남장동과 외남면 소은리 일원이 전국 최초로 곶감 특구로 지정되었다. 또한 상주곶감 농업은 2019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5호로 지정되었다. 상주곶감은 2023년 현재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의 대표적 농특산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상주시는 ‘천년고秀(수)’라는 공동 브랜드와 ‘꼬까미와 호’라는 공동 캐릭터를 개발하는 등 상주곶감의 명품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상주곶감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힘을 기울이고 있다.
[상주곶감의 산 역사, ‘하늘 아래 첫 감나무’]
『예종실록(睿宗實錄)』에는 조선의 제8대 왕 예종이 즉위하던 해인 1468년 상주에서 생산된 곶감을 임금에게 진상하였다[今也乾柿之貢分於尙州而尙州買(지금 곶감의 진상을 상주에 나누어 정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예종실록』의 기록을 토대로 살펴보면 상주 지역에서는 15세기 이전부터 곶감이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고, 외남면과 청리면, 내서면, 외서면 등이 곶감의 주 생산지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상주에서 재배한 감의 품종은 ‘대홍시’였는데 전국적으로 기이한 품종이었다고 한다. 상주 감은 1757~1832년경 전국적 명품으로 인정받아 이름이 ‘조홍감’으로 바뀌었다가 19세기 무렵부터는 ‘상주둥시’로 불렸다. 둥시는 둥글다의 ‘둥’과 감나무의 한자어 ‘시(柿)’의 합성어이며 과실이 둥근 데서 유래하였다. 상주 지역 토착종인 둥시는 생산량이 많고 평균 150g 크기로 적당하여 천일 건조에 유리하다.
2015년 2월 외남면 소은리 457번지 일원에 조성을 완료한 상주곶감공원의 진입로에 서 있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상주 지역 곶감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말없이 보여 주고 있는 산 역사이다. 고욤나무에 둥시 감나무를 접붙여 심은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조선 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상주곶감을 만들던 나무였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2005년 1월 17일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상주감시험장[현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상주감연구소]의 나이테 조사와 DNA 분석을 통하여 수령 750년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후 고목 감나무는 2007년 3월 ‘하늘 아래 첫 감나무’라는 이름을 얻었고, 표지석이 건립되었다. 우리나라의 최고령 감나무임이 공인된 것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상주감연구소에서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의 어미나무를 이용하여 유전자 후손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매년 2,000~3,000여 개의 많은 감을 달고 잘 자라고 있지만 2021년에는 긴 가을장마와 병으로 낙과가 많아 1,100여 개를 수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수확한 감은 곶감 생산 전문가의 손에서 곶감으로 만들어져 ‘하늘 아래 첫 감나무 곶감’이라는 상품명으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둘레가 3m, 높이가 10m이며, 가운데 원줄기가 썩어서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밑부분에는 고욤나무에 접을 붙인 형태가 남아 있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경상북도 보호수와 상주시 보호수[제05-08-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설화 「호랑이와 곶감」의 실존 나무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하늘 아래 첫 감나무의 DNA 지문 정보를 이용하여 2012년 QR코드 개발에 성공하였다. 감은 어미나무[母樹]와 유전 정보가 동일하여 DNA 지문 정보가 포함된 QR코드를 부착하여 판매할 경우 곶감이 생산된 나무를 추적할 수 있어 유사 곶감이 유통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상주곶감 캐릭터의 소재가 된 「호랑이와 곶감」]
상주곶감은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 상주시의 농업 다변화 정책에 따라 전국적 특산물로 부상하기 시작하였다. 상주시는 지역의 곶감 생산을 특화하여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관광 자원화하여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2005년 9월 6일 상주곶감의 주요 생산지인 남장동 107번지 외 333필지와 외남면 소은리 314번지 외 404필지 99만 650㎡를 곶감 특구로 지정하였다.
그리고 곶감 특구 일대에 감나무 과원 조성 사업, 곶감 생산 기반 지원 사업, 곶감 산업화 기반 조성 사업, 상주곶감 브랜드 명품화 사업, 곶감 테마 농촌 관광 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였다. 곶감 생산에 적합한 기후와 풍토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재배 기술까지 보유한 상주시는 곶감 특구 조성 사업을 통하여 남장동과 외남면 일원에 군락을 이루고 있던 감 재배 농가들을 벨트화함으로써 상주를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곶감 생산 지역으로 만들었다.
상주시는 2006년부터 상주곶감을 홍보하기 위하여 상주곶감의 공동 브랜드와 공동 캐릭터 개발에 나섰고, 2008년 ‘천년고秀’라는 공동 브랜드와 ‘꼬까미와 호’라는 공동 캐릭터를 만들었다. 천년고秀는 상주곶감이 천년 대대로 가장 우수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년고秀의 디자인은 붓글씨 서체를 사용하여 명품의 이미지와 전통적인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며, 빼어날 ‘수’의 획을 길게 빼냄으로써 최상의 품질과 품격으로 천년 전통을 지켜 나가겠다는 상주곶감의 발전적인 의지를 담았다.
공동 캐릭터로 개발한 ‘꼬까미와 호’는 일제 강점기부터 교과서에 게재되어 전하던 호랑이가 곶감이 무서워 도망갔다는 내용의 설화 「호랑이와 곶감」을 소재로 하였다. 눈을 동그랗게 뜬, 정말 겁이 많을 것 같은 호랑이와 밝고 친근한 표정의 곶감을 표현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호랑이가 왔다고 하는데도 계속 울어 대던 아이가 ‘곶감 봐라, 울지 마라’고 하니 울음을 뚝 그치는 바람에 호랑이가 곶감을 자신보다 더 무서운 놈으로 생각하였다”는 「호랑이와 곶감」 설화는 2007년 2월 외남면 출신 작가 우봉규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 이라는 책자로 정리하였고, 책 속에서 「호랑이와 곶감」 설화가 탄생한 곳이 바로 상주시 외남면이라고 밝히고 있다. 외남면 행정복지센터 앞마당에는 ‘곶감의 본고장, 살기 좋은 외남면’이라는 조형물까지 설치되어 있다.
곶감 특구로 지정된 외남면에서는 2011년 12월 22일부터 3일 간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 제1회 ‘외남고을곶감축제’를 개최하였다. 축제일을 이 날로 정한 것은 『예종실록』에 기록된 임금에게 곶감을 진상한 날이 음력 11월 13일, 양력 12월 20일 경이었기 때문이다. 외남고을곶감축제는 2022년부터 상주곶감축제와 통합되어 상주시가 주관하여 개최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12월 23일부터 12월 25일까지 상주시민운동장 내 실내체육관과 상주곶감공원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자라고 있는 외남면 소은리 457번지 일원에는 2015년 2월 3만 2021㎡ 부지에 건축 면적 3,317.47㎡ 규모의 상주곶감공원이 조성되었다. 상주곶감공원은 다목적 강당, 전시 체험관[‘감락원’], 야외 광장, 야외 무대, 특산물 판매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시 체험관인 ‘감락원’에서는 곶감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2019년에는 상주곶감 농업이 농업 유산으로서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5호로 지정되었다. 상주 전통 곶감 농업은 감나무 접목 기술의 계승과 ‘상주둥시’라는 고유 품종이 유지되고 있으며, 자연 조건을 활용한 천일 건조 등 전통 방식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10월이면 온 마을이 곶감 천국, 곶감 만들기]
지방도 제997호를 따라 상주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9㎞쯤 달리다 보면, 상주곶감 캐릭터 ‘꼬까미와 호’가 그려진 외남면 곶감 특구 마을 입간판이 사람들을 맞는다. 곶감 특구 마을에서 상주곶감공원이 있는 할미산 쪽으로 계속 걸어가다 보면, 동네 전체가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감나무 마을 소은리를 만나고, ‘하늘 아래 첫 감나무’ 표지석과 나무를 만나고, 「하늘 아래 첫 감나무」의 노래 가사가 적힌 현수막을 만난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양지 바른 숨은골에 약초 캐는 노부부가 오순도순 살았는데…”로 시작하는 가사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소은리에 심어져 자라게 된 연원을 옛 설화를 통하여 풀어내고 있다.
남장동과 함께 곶감 특구로 지정된 외남면 소은리 곶감 마을 주민들은 매년 10월이면 감을 수확하고, 아직 떫은 맛을 내는 감들을 깎은 뒤 처마나 건조 시설에 매달아 말리는 곶감 만들기 작업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농가가 직접 농사 지은 감으로 곶감을 만들기 때문에 10월부터 12월까지 곶감 마을은 곶감 만드는 작업으로 들썩들썩한다. 규모가 큰 농가는 매달린 감의 수가 수백만 개나 된다.
곶감 만들기는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하는데 집집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주홍빛 감이 장관을 이룬다. 보통 10월 중하순에 수확하여 60일 동안 자연 건조하는 과정을 거친 상주곶감은 당분 함량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맛과 품질이 다른 지역 곶감에 비하여 뛰어나다. 반건시는 35~40일 정도 건조한 후 가공한다.
상주곶감의 주요 품종은 산림청에 품종이 등록되어 있는 상주둥시이다. 상주둥시의 과형은 다소 긴 원형이며 무게는 150g 정도이다. 곶감을 만드는 감은 적당한 수분을 비롯하여 적당한 과육 밀도, 깎기 좋은 모양, 매달기 좋은 감꼭지 등이 있어야 하는데 상주둥시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상주둥시의 수확 적기는 10월 중하순이며 아침 일찍 수학하는 것보다 과실 표면에 물기가 마르는 10시 이후가 알맞고, 비가 온 직후 또는 안개나 이슬이 있어 과실 표면에 물기가 있을 때는 피하고 맑은 날을 택하여 수확한다.
수확 방법은 가지를 꺾어 따는 경우가 많은데 충실한 결과지는 이듬해 결과 모지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적과 가위를 이용하여 수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확한 감은 플라스틱 컨테이너 또는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와 같이 단단한 것을 사용하지 말고 과실 표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자루를 이용하며, 던지거나 함부로 다루지 말아야 한다. 수확할 때 상처가 생기면 상처 부위가 쉽게 물러지므로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곶감 특구 지정 17년, 어제와 오늘]
상주는 예로부터 쌀, 곶감[곶감의 분], 누에고치 등 흰 농산물 3가지가 많이 난다고 하여 ‘삼백(三白)의 고장’이라고 하였다. 지금도 상주곶감과 상주쌀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상주는 곶감의 고장답게 시목(市木)을 감나무로 정하였다. 감나무가 오래전부터 상주를 대표한 만큼 상주시에는 약 300년 이상 된 감나무와 고욤나무가 50여 그루가 있으며 외남면과 내서면, 남장동 등 여러 지역에는 200년 이상 된 감나무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최대의 생산량, 천혜의 자연 조건, 최적의 감 품종 등 곶감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조건에 상주시의 체계적인 지원과 재배 농민들의 노력이 더하여져 상주곶감은 2000년경부터 전국적 특산물로 부상하기 시작하였다. 상주시는 남장동과 외남면 소은리 일원을 전국에서는 최초로 곶감 특구로 지정하고 곶감의 명품화 및 농촌 관광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곶감 산업 육성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상주 지역 600여 곶감 생산 농가는 상주곶감의 유통과 수출을 위하여 헌신동 214번지에 상주곶감유통센터를 건립하고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상주곶감유통센터는 상주곶감의 집하와 선별, 가공, 저장, 포장, 물류 작업 등을 수행하며 상주곶감 유통의 일원화와 품질의 고급화를 위하여 힘쓰고 있다. 또한 상주곶감유통센터는 2007년 6월 12일 산림청에 지리적 표시제[산림청 제12호]를 등록하고 다른 지역 곶감과의 차별화와 상주곶감의 명품화를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곶감 특구 지정 17년째를 맞은 2022년 현재 상주 지역의 곶감 생산량은 연간 7,500여t, 280억 개로 세계 최대 규모이며, 2,200여 농가에서 생산하고 있다. 상주곶감은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미국과 캐나다, 베트남, 싱가포르, 네덜란드까지 판매 시장을 넓히며 세계적 브랜드로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